섣달 그믐날(제야, 除夜))은 동양 3국(한국, 중국, 일본)에서 모두 중요한 의미를 가진 날입니다. 각국의 풍습과 그와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살펴보며, 무엇을 하면 좋을지 알아보겠습니다.
[한국: 밤새며 복을 준비하는 날]
한국에서는 섣달 그믐날을 **‘제야(除夜)’**라고 하며, 다음 날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여러 가지 풍습이 있습니다.
밤새기 풍습
한국에선 새해가 시작되는 자정까지 잠을 자지 않고 깨어 있어야 복이 온다고 믿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그믐날 밤에 자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는 말로 밤을 새게 했죠.
떡국 준비
그믐날 저녁에는 다음 날 먹을 떡국을 준비합니다. 새해 첫날 떡국을 먹으면 한 살을 더 먹는다고 믿었기에, 이 날 준비 과정은 아주 중요했습니다.
에피소드: 새해를 못 맞은 할아버지
어느 해, 시골의 한 할아버지는 떡국 준비를 하다 졸음이 밀려와 깜빡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그 사이 온 가족이 새해를 맞으며 북적거렸고, 깨달은 할아버지는 “내 한 살은 날아갔구먼!”이라며 아쉬워했다고 합니다. 가족들은 “떡국은 할아버지 몫 남겨뒀어요!”라고 웃으며 새해를 축하했죠.
[중국: 온 가족이 함께하는 밤]
중국의 섣달 그믐날은 **춘절(春节)**의 시작으로, 가족이 모여 풍성한 저녁을 함께하며 새해를 맞이하는 큰 명절입니다.
춘절 연야반(年夜饭)
중국 사람들은 이 날 가족들이 모여 ‘춘절 연야반’이라는 특별한 저녁 식사를 합니다. 음식 중에는 만두, 생선, 탕위안(경단) 등이 포함되며, 각각 복, 풍요, 단결을 상징합니다.
폭죽 터뜨리기
밤이 깊어지면 악귀를 쫓기 위해 폭죽을 터뜨리는 풍습도 있습니다. 폭죽 소리가 크면 클수록 새해에 운이 더 좋을 거라 믿죠.
에피소드: 폭죽 소동
한 가족이 너무 큰 폭죽을 준비한 나머지, 동네 전체가 깜짝 놀라 일어나서 모두 밖으로 뛰쳐나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나중에 동네 사람들이 모여 폭죽을 터뜨린 가족을 보고 “운이 제일 좋겠다”며 웃음으로 넘겼다고 하네요.
[일본: 묵은해를 씻어내는 날]
일본에서는 섣달 그믐날을 **오미소카(大晦日)**라고 부르며, 묵은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합니다.
조요노카네(除夜の鐘)
밤 12시가 되면 사찰에서 108번의 종을 울립니다. 이는 인간의 108가지 번뇌를 없앤다는 의미로, 새해를 깨끗하게 맞이하기 위한 전통입니다.
오세치 요리와 소바
오미소카에는 오세치라는 정갈한 새해 음식과 토시코시 소바(해넘이 국수)를 먹습니다. 소바는 가늘고 길어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에피소드: 번뇌 때문에 종을 더 울린 스님
한 사찰에서 108번의 종을 울리던 중, 한 스님이 실수로 109번을 쳤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번뇌를 하나 더 쳤다”고 놀리자, 스님은 “번뇌를 하나 더 없앤 거라 생각하세요!”라고 유쾌하게 답해 모두 웃었다고 하죠.
섣달 그믐날에 무엇을 할까요?
세 나라의 풍습을 참고해 다음과 같은 활동을 해볼 수 있습니다.
1. 가족과 함께 시간 보내기
한국처럼 떡국을 준비하거나, 중국처럼 만두를 빚으며 대화를 나눠보세요.
일본의 조요노카네를 참고해 조용히 묵상하며 한 해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2. 즐거운 전통 체험
폭죽이나 불꽃놀이로 새해 분위기를 더하거나, 108번 종소리를 듣는 체험을 계획해보세요.
3. 새해 소망 적기
각국의 풍습에 맞춰 가족끼리 모여 새해 소망을 적어보거나,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습니다.
섣달 그믐날은 묵은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날입니다. 동양 3국의 풍습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만의 제야 풍습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